주담대 오픈런: DSR 3단계 시행 앞두고 은행 대출 한도 소진
은행 앱에서 벌어지는 주택담보대출 오픈런 현상
KB국민은행 스타뱅킹 앱을 열자마자 주택담보대출 신청 화면에 접속한 이용자들은 오전 9시도 되기 전에 "일일 대출 건수 모두 소진"이라는 메시지를 마주하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폭증하며 발생한 이른바 주담대 오픈런 현상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금리가 다른 시중은행 대비 0.2에서 0.7%포인트 낮아 수요가 몰린 결과다. 은행 측은 비대면 주담대 접수 건수를 일일 150건으로 제한했으나, 수요가 계속 늘어나자 접수 건수를 확대했다. 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 대비 저렴한 금리로 인해 최근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급증했다"며 "현재는 일일 접수 한도를 조정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 인터넷 전문은행은 주담대 금리가 3.84%에서 3.98%로 시중은행 평균보다 낮아, 영업 시작과 동시에 대출 한도가 소진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과 케이뱅크 주담대는 저렴한 금리와 간편한 비대면 신청으로 젊은 층과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출 한도가 빠르게 마감되며, 이용자들은 새벽부터 앱에 접속해 대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DSR 3단계 시행과 대출 막차 수요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는 이러한 주담대 오픈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DSR 3단계는 수도권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 대출에 1.5%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더욱 엄격히 제한한다. 이로 인해 차주들은 규제 시행 전 대출 한도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연소득 1억 원인 직장인이 30년 만기 변동형 주담대를 받을 경우, DSR 3단계 시행 후 대출 한도가 약 2000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기형 금리를 선택하면 1800만 원, 혼합형 금리를 선택하면 3400만 원까지 한도가 축소된다. 신용대출 역시 100만 원에서 400만 원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대출 한도 축소 전망은 차주들로 하여금 지금이 대출을 받을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수도권 주택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주담대 한도 축소는 주택 구매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 자영업자,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이 은행 앱을 통해 대출 신청을 서두르고 있다.
은행의 대응: 금리 조정과 대출 한도 관리
급증하는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들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수요를 조절했다. 우리은행은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폐지해 실질적인 대출 금리 인상 효과를 노렸다. 반면, NH농협은행은 대면 변동형 주담대 우대금리를 0.45%포인트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한은행도 비대면 주담대 및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10%포인트 신설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처럼 은행마다 상반된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가계대출 관리와 경쟁력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강력한 상황에서, 무작정 금리를 낮춰 대출 수요를 자극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대출 상품 한도를 줄이거나 일일 접수 건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맞춰 상품 한도를 조정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계대출 증가 우려와 통계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1276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전월(743조848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보름 만에 가계대출이 약 3조 원 증가한 셈이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5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DSR 3단계 시행 전 대출 수요가 본격화되며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 조건 | 현재 한도 (억 원) | DSR 3단계 후 한도 (억 원) | 변화 (억 원) |
|---|---|---|---|
| 연소득 1억, 30년 만기, 변동형 | 2.0 | 1.8 | -0.2 |
| 연소득 1억, 주기형 금리 | 2.0 | 1.82 | -0.18 |
| 연소득 1억, 혼합형 금리 | 2.0 | 1.66 | -0.34 |
| 신용대출, 연소득 1억 | 0.4 | 0.3~0.39 | -0.01~-0.1 |
장기적 영향과 금융당국의 역할
주담대 오픈런 현상은 단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DSR 3단계 시행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고, 과도한 대출로 인한 금융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다. 그러나 시행 전 대출 수요 급증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연소득 6000만 원 수준의 차주들은 수도권 주담대 한도가 약 1200만 원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주택 구매나 재무 계획에 상당한 제약을 줄 수 있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과 한도 조정을 통해 수요를 억제하려 하지만, 일부 은행의 금리 인하 정책은 오히려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별 대출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 시 추가적인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주들은 DSR 3단계 시행 전 대출 조건과 한도를 꼼꼼히 비교하며, 자신의 재무 상황에 맞는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를 위한 조언
주택담보대출을 계획 중인 소비자들은 몇 가지 점을 유의해야 한다. 첫째, 은행별 금리와 우대 조건을 비교해 최적의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비대면 신청이 간편하지만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므로, 신청 시점을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둘째, DSR 3단계 시행 후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현재의 대출 가능 금액과 상환 계획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대출은 장기적인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소득과 지출을 고려한 신중한 대출 결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담대 오픈런 현상은 단순한 일시적 수요 증가가 아니라, 금융 규제와 시장 상황이 얽힌 복합적인 결과다. 차주와 은행, 그리고 금융당국 모두가 균형 잡힌 대응을 통해 안정적인 금융 환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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